청춘들아, 밖에 나가서 놀자!

제법 차가워진 공기, 눈이 시리도록 새파란 하늘.
이런 날씨에 방바닥을 뒹굴고 있을 텐가.
담배연기도 싫고, 답답한 공기도 싫다.
탁 트인 하늘 아래서, 땅 밟고 노는게 최고.
귀차니즘이라면 빠질 수 없는 나를 집 밖으로 뛰쳐나가게 하는 그거슨
야외에서 펼쳐지는 '페스티벌.' 


이번엔 ssamzie organic sound festival(쌈지오가닉사운드페스티벌,
이하 쌈싸페)를 정복하고 왔다.

한국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쌈싸페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은 쌈지아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99년 첫 회를 시작하여,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음악페스티벌이다. 실력있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숨은 고수', 이미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왕성하게 활동중인 '무림고수', 해외 아티스트인 '물 건너온 고수'로 이루어진 라인업으로, 특히 넬, 피아, 스키조, 뜨거운 감자, 럼블피쉬, 슈가도넛,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등 쟁쟁한 뮤지션들을 등장시켜 올해의 '숨은 고수'를 선발하여 신인 뮤지션을 발굴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독특한 슬로건을 내걸고, 참신한 기획력과 수준높은 공연, 그리고 창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해외 유명아티스트의 라인업에 좌우되는 여타 페스티벌과 달리,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은 국내로컬씬에 기반을 둔 한국적인 페스티벌이다. 

이번 쌈싸페는 '농부로부터'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언더와 오버, 신인과 기성, 대중적과 비대중적, 이 모든 편견을 버리고 모두가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은 물론, 정직한 농부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지는 건강한 농산물처럼 지난 10여년간 한국 대중음악에 기반한 국내 뮤지션들과 그들의 영양분이 되어준 팬들과 함께하는 풍요로운 향연을 지향한다. 왠만한 단공(단독공연)보다 저렴한 티켓가격으로 이 많은 아티스트를 한 곳에서, 다양한 장르를, 게다가 야외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 이런 페스티벌은 가서 놀아줘야 제 맛. 요즘 왠만한 페스티벌은 셔틀버스 다 있고 교통편 안내 확실하다. 어디서 하든 무슨 상관이랴. 이럴 때 날잡고 소풍 가는거지. 집에서 놀면 뭐할껀데...응? 


내가 왔다!

흥미진진한 부스들이 많았지만, 목적이 분명한 여자니까 당장 공연장으로!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마음이 급해진다. 어젯 밤, 쌈싸페 예습 중이라며 소란의 '가을목이' 유투브링크를 트윗했었는데, 소란의 보컬분(고영배님)이 리트윗 해주시며 '내일 소란은 일찍공연하니까 서두르라'고 하셨으니, 네! 그럼 서둘러야죠! 쌈싸페 타임테이블은 당일공개였기 때문에 누가 언제나오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고영배님 아니였음 분명 꾸물거리다가 소란은 다 놓쳤을 게 분명했다. 열심히 뜀박질해서 본 첫 무대는 예상대로 소란.(물론 그 전 무대도 있었지만 놓쳤다. 하하하.) 

이쯤에서 알아보는 라인업!!! 

<무림고수> 
갤럭시익스프레스, 고고스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동물원, 리쌍, 밤섬해적단, 소란, 슈가도넛, 야마가타트윅스터와 야마가타걸스앤보이스, 옐로우몬스터즈, 윈디시티, 장기하와 얼굴들, 칵스, 한영애, 홍순관+홀 

<숨은고수> 
24아워즈, 블랙백, 판타스틱드럭스토어, 포브라더스, 피콕그린 

<물건너온고수> 
Te' 


소란

V 고영배 B 서면호 D 편유일 G 이태욱 
델리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을 이을 모던락의 차세대 기대주. 보컬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홍대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얼마 전 그랜드민트페스티벌과 뷰티풀민트라이프를 기획하는 민트페이퍼에서 발매한 프로젝트음반에 참여. 10cm, 노리플라이, 이지형, 정준일 등 쟁쟁한 뮤지션들을 제치고(?) 이들의 '준비된 어깨'가 메인타이틀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소 짧은 무대였지만, 기타줄이 끊어질 정도로 나름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기타줄 끊어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돌발상황에 입담꾼 고영배님도 당황하셨음. 으히힝.) 완성도있는 음악들이라 개인적으로도 추천하고 싶은 뮤지션. 그나저나 쌈싸페무대 완전 귀엽다! 무려 당근과 배추가 무대에 있는 광경! 유기농 돋는다. 

SET LIST 
잊어야해 
이렇게 행복해 
가을목이 



동물원

G 유준열 Key 박기영 G 배영길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직장인 밴드! 서정적인 감성을 노래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널 사랑하겠어' 등을 히트시키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정서와 누구나 알고 있을 대표곡들로 선곡하셔서 엄마미소가 지어지는 무대였다. 예능감까지 갖추셔서 당일까지 비공개했던 특별게스트를 박기영님 특유의 순진한 얼굴로 스포를 해주시는 덕분에 관객들이 빵! 터졌었다. 귀엽다... 특히 故김광석님의 이야기를 하시며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들려주실 때, 눈물이 핑- 돌았다는. 으헝헝... 웃기고 울리는 이 세명의 미중년들. 소문대로 중년의 매력은 치명적이었다. 

SET LIST 
널 사랑하겠어 
변해가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판타스틱드럭스토어

V&G 임원혁 G 이형욱 B 강연욱 D 김교진 
올해 1월에 결성된 따끈따끈한 브리티쉬개러지 밴드. 악틱몽키즈, 투도어시네마클럽, 라디오헤드 등에게 영향을 받았댄다. 사실 이 날, 남양주로 가는 버스에서 투도어시네마클럽을 들으며 왔었다. 따뜻한 햇빛 받으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투도어시네마클럽은 우왕굿! 현장에 도착해서 받은 가이드라인을 보며 내심 이들을 기대했었는데, 결과는 만족. 꽤 괜찮은 밴드가 '숨은 고수'로 또 발굴되었구나! 누가 발굴하는 건지 참 안목 있다! (공개오디션 후 달뮤직에서 투표로 선발.) 일단 비주얼이 훌륭하구나. 안구가 정화되는 느낌. 

SET LIST 
똥개 
아저씨 



밤섬해적단 with 박다함

B 정성건 D 권용만 Noise 박다함 
2인조라기에는 믿을 수 없는 과격하고 풍부한 사운드. 님들 도대체 뭐먹고 사나여? 이것은 어디서 나오는 에너지인가여? 국내에서 보기 드문 그라인드코어라는 장르를 시도, 노이즈뮤지션 박다함과 함께 신나는 무대를 보여줬다. 쌈싸페에서 첫 슬램을 만든 뮤지션들. 광팬이라고 예상했던 '펑크족'분은 홍대에서 활동중인 인디뮤지션이라고 하던데, 하지만 이름은 몰라... 무서워... 아무튼 밤섬해적단은 키치함이 넘친다. 제목만 봐도 왠지 속이 시원하다잉~ 

SET LIST 
신나는 전경 체험기 
나는 씨발 존나 젊다 
Minimum Wage, Maximun Rage 
솜방망이 
해치 
백범살인일지 
김정일 만세 
어버이 
존나쓸데없다 
밥그릇싸움 
망해라 


옐로우 몬스터즈

G&V 이용권 B 한진영 D 최재혁 
검엑스의 보컬, My Aunt Mary의 베이스, 델리스파이스의 드럼. 쟁쟁한 실력파 인디밴드의 멤버들로 구성된 옐몬. 펑크와 모던락이 합쳐져 3인조 메탈펑크밴드가 되었다. 노련함이 엿보이는 라이브 실력을 가진 덕에 각종 페스티벌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그린플러그드에서 보고 반했고, 팬이 되었다. 님들이 페스티벌의 라인업에서 이들을 마주할 일이 있거든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무대! 폭발적인 라이브와 검증된 실력. 그들은 정말 무대에서 최고다! 어김없이 슬램존이 만들어졌다. 아아. 슬램존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밟히고 부딪쳐도 신이 난다. 나도 어릴 땐 그랬지... 지금은 프레스라서 행복하다. 그나저나 4월 16일은 지읒니은 좋다. 

SET LIST 
Destruction 
앵무새 
4월 16일 
Riot 



Te"

이미 일본에서 국민밴드가 된 포스트록밴드로, 격렬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가 특징.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무대매너로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올렸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는. [물 건너 온 고수]의 뜨거운 무대! 

SET LIST 
人間は自由なものとして生まれ, 至る所で'鎖'に繋がれてゆく。 
夢とは現実という平凡なものに付ける美しさに似た'嘘'の俗称。 



야마가타트윅스터와 야마가타걸스앤보이스

한받 외 10명 
1인간 1컴퓨터의 [전자/댄스/음악/퍼포먼스/발진시스템]으로 컴퓨터가 재생시키는 음악에 맞추어 노동자 계급의 한 인간이 그의 일상생활을 통해 맺힌 한을 풀 듯 신명나게 춤추고 노래한다. '야마가타걸즈앤보이즈'라는 무희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돈만 아는 저질들의 침략에 맞서는 투쟁의 신명나는 춤판을 선보였다. 등장부터 충격, 춤을 추기 시작하자 공포. 저게 뭐야... 몰라... 무서워... 결국 이들은 관객 속으로 파고들어 관객들과 즈질 춤판을 벌였다. 이상한 사람들. 근데 엄청 재밌다잉~ 

SET LIST 
인트로유기농 
내숭고환자위행위 
찹쌀송 
너저질너넣고넋놓고-돈만 아는 저질 



윈디시티(Windy City)

김반장(보컬, 드럼), 라국산(퍼커션, 코러스), 정현(키보드, 멜로디카), 신재원(퍼커션, 코러스, 디저리두), 김태헌(베이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레게/소울 밴드. 아소토유니온 때부터 김반장님의 인기는 여전하다. 아프리카 음악과 레게, 살사 등 뿌리가 있는 음악들에 대한 존경과 열정으로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는 유니크함. 한국적인 요소도 갖추어서인지 이질감이나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마치 동자승과 같은 맑은 눈의 김반장님은 점점 더 어려지시는 것 같다. 뭐지, 동안의 비결... 

SET LIST 
Intro+잔치레게 
그대와 함께 
엘리뇨프로디고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보컬, 기타, 퍼커션), 정중엽(베이스, 코러스), 이민기(기타, 코러스), 김현호(드럼, 코러스), 이종민(건반) 
평범한 일상을 지극히 한국적인 랩으로 풀어낸 숨은 고수 출신의 밴드. 올 여름 발매한 2집은 각종 메이저 음원차트를 휩쓸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 손들... 뭐야... 무서워... 관객들은 '너랑 나랑은~' 그거 손 율동하려고 다들 준비하고 있었다. 관객과 뮤지션이 하나되어 떼창+율동 작렬! 볼 때마다 느끼지만, 장기하님은 참 곱다능! 

SET LIST 
달이 차오른다 가자 
그렇고 그런 사이 
별일 없이 산다 



김장훈[깜짝게스트]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깜짝게스트로 등장해주신 김장훈님. 열정적이고 성의있는 무대매너로 '아, 이래서 콘서트의 제왕'이구나.‘싶었다. 최근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군과 듀엣곡을 발표. 홍보를 위해 신곡을 부르는 게 맞지만, 무리수 두지 않겠다며 즐길만한 히트곡 위주로 보여주셨다. 

SET LIST 
난 남자다 
고속도로 로망스 
이별 참 나답다 
나와 같다면 



한영애

1976년에 데뷔. 연국배우와 음악가로 왕성히 활동하는 여성싱어. 최근 '조율'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다. 등장하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은 '아, 예쁘시다!' 세대를 아우르는 묘한 매력! 반해버렸다능... 어딘가 4차원적인 멘트들도 귀여우셨다! 

SET LIST 
누구 없소 
말도 안돼 
코뿔소 
조율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조브라웅(기타), 임꼭병학(베이스) 
홍대 앞의 가지고 싶은 남자 1순위! 모텔 가운을 입고 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니 모르는 여자가 옆에 누워있다고 노래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거부할 수 없는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뜻은 오래된 남자와 여자가 스텔라(현대자동차의 차종)를 탄다는 뜻. 레트로풍 컨셉에 이토록 적절한 밴드라니. 
SET LIST 
건강하고 긴 삶 
샤도우 댄스 
아침의 빛 



칵스(The Koxx)

G&V 이현송 DJ Shaun B 박선빈 D 신사론 B 이수륜 
2011년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떠오르는 밴드! 펑크에 일렉트로닉을 접목시킨 독특한 장르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평균 연령 22.5세.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라이브 실력과 음악적 완성도로 최근 해외에서도 많은 초청을 받고 있다. 등장부터 연달아 4곡을 쉼없이 달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Oriental Girl'이 나올 땐 잠시 촬영을 놓았다. 카메라 들고 뛰는 거? 한두번 아니니까 전혀 문제없지. 완전 놀았다. 정말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 아. 칵스 괜히 봤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이제 칵스 공연할 때마다 어디든 찾아갈꺼야. 팬심 돋는다. "너네 정말 잘될꺼다. 젊고, 잘하니까. 젊은데도 불구하고 이런거 아니고, 그냥 누구랑 비교해도 지지 않을만큼 잘한다." 누나의 마음으로 응원해줄께! 국내에 이런 뮤지션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더더더 흥해라! 

SET LIST 
ACDC 
Jump To The Light 
Oriental Girl 
Trouble Maker 



슈가도넛(Sugar Donut)

V&G 창스 G 애쉬 B 영택 D 디알 
쌈싸페의 영원한 동반자. 이번 무대를 마지막으로 아쉬운 이별을 하는 10년차 베테랑 밴드. 다정다감한 멜로디와 액티브한 무대매너로 많은 팬층을 확보해왔다. 처음 홍대 인디밴드를 접했던 중학교 3학년. 그 이후, 조선펑크와 아워네이션을 질릴 때까지 들었고, 이제 어디였는지도 잊어버렸지만, 홍대, 이대의 공연장을 전전하던 어린 시절부터 그들이 있었다. '몇해지나', '책받침 아가씨', 'Say Yes' 는 나만의 넘버. 마지막이라니... 눈물이 날 것 같아 좀 더 서둘러 마지막 곡 시작할 즈음 공연장을 나왔다. 쌈싸페의 메인 테마곡이었던 'Thank You'는 그들의 마지막 곡이 되었다. 이 곡이 이별에도 잘 어울릴 줄이야... 

SET LIST 
Say Yes 
Wego Wego 
Loser 
라디오스타일 
Call Me Plz 
Thank You 



아쉬움을 뒤로한 채

공연장을 빠져나오는 뒷통수 너머로 'Thank You'가 들린다. 앞으로 두 팀. 공연때마다 난리나는 고고스타,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남아있었다. 그들과 함께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열광의 도가니일테지. 하지만... 아쉽지만... 여기서 발목 잡히면 집을 못간다. 어딘가의 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노숙을 해야 한다. 젊어서는 가끔 해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안 괜찮은 나이. 다시 셔틀에 몸을 싣고 떠나간다. 집에 도착! 아직 채 페스티벌의 여흥이 가시지않아 잠이 안온다. '정말 좋았다. 완전 신났다. 최고 재밌었다.' 되뇌이다 잠이 들었다. 

페스티벌의 즐거움은 그 현장에 있던 사람들만이 알 수 있다. 아무리 잘 전달하고 표현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 페스티벌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일년을 손꼽아 기다린다. 왜냐고?! 너님도 알고싶은가. 빠져들고 싶은가. 그러면 우리 지금 페스티벌에서 만나! 당장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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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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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월드 뮤직(Cyworld MUSIC)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싸이뮤직 - 스페셜 섹션에는 음악평론가 배순탁, 뮤지션 이한철, 라디오작가 오시정, 인디투고, 생선(김동영)작가, 김은경(반달토끼) 카툰작가의 칼럼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Posted by LEER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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