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 습하고, 소금끼 가득한 페스티벌과 우기였던 남쪽 섬으로의 여행이 끝나버린,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던
가을무렵.

 

카메라를 다시 꺼내어, 뷰파인더로 보고, 순간을 셔터로 담는 일이 많아지면서다.
그렇다.
푸딩을 다시 듣게 된 건, 
스튜디오와 암실에서 사진을 배우던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였다.


 

시큼한 약품냄새,
수세중인 트레이,
깜박이는 확대기,
촉촉촉촉 넘어가는 타이머,
붉은 암실,
노랗고, 하얗고 눈부신 조명들...

발목까지 오는 두터운 작업용 앞치마 주머니에는 언제나 
필름피커와 네임펜, 그리고 CDP.
물기에 젖은 바닥과 약품에 끝이 물든 청바지, 언제나 운동화.


 
 

특히 좋아했던 암실작업은 개인작업이 대부분이고, 몰두해야 하는 시간이 길었다.
밤을 새기 일수였고, 집중하지 않으면 몇번이고 똑같은 작업을 계속해야했었다.
그렇게 다들 목과 어깨, 허리통증을 호소하면서도 긴 시간을 앞치마에 무거운 CDP를 넣고, 오랜 시간 서서 작업했다. 
음악은 선택이 아니라 작업할 때, '필수요소'였다.
다들 비슷한 차림으로 비슷한 시선, 비슷한 자세를 한 채, 각자 이어폰에는 취향이 다른 음악들이 흘러나오는,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 있지만, 각자의 세계에 있었던 기억. 




우리가 유일하게 암실에서 이야기를 하는 건, 요즘 뭐 듣냐-는 정도의 대화.
특히 프린트작업할땐 극도로 예민해져있어서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알게 된 선배가 듣던 음악, 푸딩.
(그 선배는 아마 종덕선배나 기원선배였을 듯.)


그때 한참 듣던 푸딩들이다.
(의외로 파이팅 넘치는 음악보다는 심신을 평안하게 해주는 음악들을 들으며 작업해왔다. 안그러면 진짜 성질뻗쳐!!!)


Kiss of the last paradise - Pudding



if I could meet again
 - Pudding 


A Little Girl Dreaming 
- Pudding  


 thanx 
- Pudding  


Requiem
 - Pudding   



푸딩을 다시 듣게 되면서 푸디토리움을 듣게되었고,
그동안 일렉트로닉에 푹 빠져있던 나는 
지난 가을부터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푸디토리움을 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귓가에 들릴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내켜하지 않지만, 푸디토리움/김정범님의 이력을 넣어보았다. 



푸디토리움 pudditorium 김정범
1999년 ~ 현재
작곡, 피아노, 프로듀서

서강대학교 경영학 전공
Berklee College of Music Professional Music' 전공
New York University Jazz Studies 전공 

1999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11회 장려상 
팝 재즈밴드 푸딩(Pudding)의 리더로 활동 

푸딩 (2003)  
김정범 [피아노] 
염승재 [기타] 
윤재현 [드럼] 
이동근 [더블베이스] 
김진환 [퍼커션] 
앨범
1집 - If I Could Meet Again (2003) 
2집 - Pesadelo 
(2005)  

영화음악 
멋진 하루 (2008년) 
아랑(2006년) 
러브 토크(2005년) 

음악감독
이루마 5집 [h.i.s. monologue]  (
2006년)

푸디토리움(Pudditorium) 
김정범
앨범

Single - 그저 그렇고 그런 기억 (2009)
1집 - Episode: 이별 (2009)
Single - 인연(因緣) Nidana (2011)
2집 - Episode 재회 (2011)


.
.
.



알고보니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셨다.
왠지 아티스트(=예술가, 뮤지션) 뒷조사는 내가 '레알 스토커'처럼 생각되서 잘 안하는데,
리뷰쓰다보면 아무래도 정확한 정보와 믿을만한 떡밥을 좀 뿌려야되서 요즘 자주한다.
루시드폴님과도 친하시다.
(엄마가 그러셨지- 유유상종이라고...) 

작년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셨는데, 요즘 홍대 등 비교적 부담감 적은 공연장에서 공연도 자주 하신다. 

매번 매진이다. 매진 되야 공연하신다고
...(농담)
지난 공연에서는 전곡편곡이라는 부지런함을 보여주시기도 하셨는데,
단순한 전곡편곡만이 아닌 그 공연내용과 편곡퀄리티에 호평이 쏟아지더라.
나도 보고싶다. 가야지... 꼭 가야겠다, 공연.

그리고 트위터를 지켜본 결과, 상당한 맛집매니아셨다.
역시 진정한 예술가는 미식가라는 결론.(은 내 마음대로...) 
이런 쫄깃한 감성은 '진정한 맛을 향한 욕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듣고있는 푸디토리움.


Somebody - Pudditorium



Viajante 
- Pudditorium 



인연 (Nidana) - Pudditorium



재회(齋會) -
Pudditorium


바람은 차고 우리는 따뜻하니 - Pudditorium



그저 그렇고 그런 기억  - Pudditorium 



스티비원더, 허비행콕, 베이비페이스와 함께 한 드러머 테리 린 캐링턴을 포함하여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들이 함께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국내외 유명 세션들이 함께한 것을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외국인들이라 난 몰라...한국인들도 잘 모르는데요.)
다만 음악 자체가...
아...
'천의무봉'이 이런 걸 말하는 거구나, 싶었다.


天衣無縫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①성격이나 언동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음
②시나 문장이 기교를 부린 흔적이 없어 극히 자연스러움을 이르는 말


과찬일까.
음악을 한번 들어봐주었으면 좋겠다. 

빈말을 못하는 내 성격이든, 푸디토리움의 흠 하나 찾을 수 없는 조화로운 음악이든,
둘 중 하나는 믿게 될 것이다.



푸디토리움 김정범이 직접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편집하기도 했다.
멀티태스킹 돋는다.
원맨밴드도 모자라서... 아이고매... 
;ㅅ; 
인건비는 적게 들겠다.
ㅇㅇ



푸디토리움.
분명히 이국적이다.
과하게 고급스럽다.
미국, 남미에서 녹음되었고, 불어와 어딘지 모를 외국어(알고보니 포르투갈어)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묘하게 거부감이 든다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재즈라고 한다, 그의 음악이...
나는 재즈는 어렵지 않아요- 라며 접근하기 쉬운 재즈음악을 소개하는 글을 썼었다.
사실 그 이야기의 절반은 거짓이다.
재즈는 어려운거다. 그것도 엄청 어려운거다.
하지만 편하게 쉽게 들을 수는 있다.
푸디토리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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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R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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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쿠 2012.03.30 15:15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기엔 너무 오덕;같고. 사실 검색하다 알게 되어 들어온건데요. 왜 3월이 다 지나가는데 리뷰; 안해줍니까. 푸딩 듣다가 귀에서 단내;나겠어요. 다음 리뷰 좀 해주세요.

    • Favicon of https://2ruri.tistory.com BlogIcon LEERURI 2012.04.01 18: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감사합니다^^
      공연 리뷰는 초안만 써놓고 아직 정리를 못했어요-
      곧 올리겠습니다!
      다음달 공연도 있다고해서 가볼까-생각중이예요.
      4월공연은 일렉트로닉 클래식이라고 얼핏 들었습니다.
      공연소식 나오는대로 업데이트 할께요^^

  2. (주)씨쓰리엔터테인먼트 2012.11.08 14:4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푸디토리움이 12월 13일(목) UNIQLO AX 에서 연말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정보는 인터파크를 참조하세요~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2019089#Tab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