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식은 조식에 비하니 천국의 음식이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파스타도 있어! 대체로 음식이 짠 편이다. 건강도 중요하지만 맛있는 것도 중요한 입맛에는 나쁘진 않지만... 과일을 좋아하는 내겐 이곳은 천국!천국! 해산물도 넘쳐난다. 오예! 가리는 음식이 없다는 건 어딜 가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것. 이런 나의 입맛을 사랑한다. 누군가는 식탐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어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겠다고 했다. 네가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 그리고 다른 네가 생각하는 나는 모두 다른 사람이다. 너는 나를 어리광쟁이에 심술쟁이라고 알고있고, 너는 날 어른스럽고 냉정하다고 알고 있다. 너는 내가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하고, 너는 날 근성있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 너는 날 무뚝뚝하다고 알고 있고, 너는 내가 의외로 애교가 많다며 놀라워했었다. 그렇게 자신만의 잣대로, 자신만이 아는 모습으로 기억될 것임을 안다. 그래서 가끔 그게 억울하고 슬프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그냥 그렇게 내버려둔다. 속으로는 알아주길, 나의 진심을. 바라고 바란다.








이게 횡단보도라고 한다. 어디부터가 정지선이고 어디부터가 보행자의 공간인지 알 수 없다. 교통사고에 유의할 것. 횡단보도 준수하지 않으면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현지인만큼 무단횡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신호가 무척 길기도 하고 교통신호가 없는 말레이시아 특성상 횡단보도도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야시장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갑자기 알게되서 곧바로 출발했다. 대부분이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는 밤문화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그래서 사람들이 더 순수하고, 치안이 괜찮은 편인 듯 하다. 아무튼 밤마실은 신난다. 현지인들이 어떻게 아는지 한국인들에겐 한국말을 건넨다. 그래서인지 나는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계속 한다. 원래 여행을 가서도 누군가 말을 걸면 한국말로 대답한다. 반사적으로-랄까. 물론 내가 아쉬워서 무언가 묻거나 할 때는 영어나 현지의 짧은 언어로, 그것도 안되면 바디랭귀지. 야시장의 한 코너에서 앞잡이한테 잡혀 새우(대하정도-)하나 먹었다. 맥주랑... 여긴 타이거맥주밖에 안파는 듯 하다. 신맛이 강해서 별로다. 여기 저기 쏘다니다가 거의 모든 망고가게의 망고를 시식해보고 넉살좋은 아저씨에게 10링깃어치를 샀다. 서비스로 하나 더 얹여주고 다신 오지않을 이방인에게 '또 코타키나발루에 오면 여기서 망고 사라.'고 했다. 역시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타입. (누군가 아저씨들은 자기보다 어린 여자면 누구든 좋아한다고 반박했었다.) 오랜만에 눈웃음을 치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아저씨들이 좋아. 나한테 아무것도 바라질 않아. 









방에 들어와서 망고를 보며 고민에 빠진다. 나는 과일을 못깍는 병이 있다. 그래도 해보자. 껍질을 벗긴다. 엄마가 보면 등짝을 후려칠 만큼의 껍질과 속을 버리고 1/3만 남은 처참하게 널부러진 망고를 본다. 주물럭거렸더니 흐물흐물해졌다. 단물도 흥건하다. 억지로 입에 넣는다. 너무 달짝지근해서 혀가 따갑다. 반 먹으니 못먹겠다. 누가 먹어줬음 좋겠다고 생각한다. 과일을 못깎아서 곤란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생각해보니 아까 해변에서 짠내나는 물로 씻고 씻질 않았다. 온천이 절실하다. 현실은 샤워부스. 유황온천이 있다던데 가볼까. 부실한 몸으로 살아가기위해 본능적으로 몸에 좋은 것을 찾는다. 얼른 씻고 자야지. 3G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해놓고 안터지는 바람에 어제 오늘 로밍센터에 5번 전화를 했다. 내 아이폰은 데스그립도 있고 불량화소도 있다. 그래도 그냥 안고간다. 의리랄까.   맘에들수는 없다. 그냥, 내가 좋으니까 안고 가는거다. 사람도 그렇겠지. 내가 좋으면 누가 뭐래도 뭐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안고 갈 수 있겠지. 그냥 그정도였던 거다. 없어도 괜찮은 그 정도. 의리없고 근성없는 사람들. 흥.










혼자하는 여행의 좋은 점을 찾아냈다. 샤워를 아무때나 오래 할 수 있다는 것.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누가 먼저 씻을지 보이지않는 신경전을 할 필요가 없다. 허연 허벅지에 초록색의 혈관들이 잎맥처럼 얽혀있다. 어쩐지 징그럽다. 따가운 햇빛에 하루종일 시달린 피부를 위해 얼굴에 팩하나 붙인다. 여행의 묘미는 조식과 수영, 그리고 팩! 근데 조식도 수영도 틀렸으니 팩이나 열심히 하고 가야겠다. 열두시다. 책 좀 읽다 자야지. 가져오길 잘했다. 아이팟도 책도. 이 책의 저자는 너무 솔직한 표현을 해서 가끔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정도까지... 싶다. 그래도 종종 공감가는 문구에 같은 여행자의 감정선이 있구나 싶어서 또 기분이 좋아진다. 점점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여행에 대한 적응일까, 일정 탓에 지치는 걸까. 뭐- 아무래도 좋다. 조금이라도 잡생각이 날 시간이 줄어든다는 건 내게 좋은 거다. 결국 이렇게 정리를 위한, 그리고 재충전을 위한 여행이 된다면 이번 여행은 완전 성공인 셈. 초 단순하게 신나게 살꺼다! 잘자. 굿나잇! 



Posted by LEER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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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로 2012.05.14 01: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망고는 이렇게 자르면 편하게 먹을 수 있어요
    손에 과즙도 많이 안 뭍고
    http://zumdry.blog.me/90142626206

    망고 망고 하앍 하앍
    싱가폴에서 마음껏 먹어줄테다!!
    (하지만 방콕보다 비싸겠지.. ㅠㅠ)

    • Favicon of https://2ruri.tistory.com BlogIcon LEERURI 2012.05.14 0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으악ㅋㅋㅋ
      이 방법 마지막 날 배웠어요ㅋㅋㅋ
      역시 토로오빠는 모르는 게 없다!
      싱가폴 잘 다녀오세요:)
      A&B랑 하루차이 도착이라니 안타까워요;ㅅ;

  2. dew 2012.06.13 00:1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니글들이이뿌다 ㅋㅋㅋ 폿팅보니까 나도 혼자가고싶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