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점심을 먹고 사바티를 마신다. 역시 또 맛있다. 사막에 버려도 살아돌아올 사람이라고 했었다. 특히 옥수수 스프와 시금치무침이 맛있다. 치킨탕수육을 보니 대학시절 먹었던 치탕(치킨탕수육의 줄임말)의 추억이 떠올라서 피식-했다. 



(미키마우스 닮은 꽃ㅋㅋㅋ귀여워!)




키나발루 국립공원에 도착. 안개 낀 날씨와 화석같은 나무들의 열대림이다. 이런 걸 원했었다. 처음 타지에서 살면서 이유없는 서러움과 슬픔에 외할아버지의 산소를 찾아 혼자 장태산에 갔었다. 그날은 비가 왔고, 나는 끝없이 숲을 걸었다. 버스는 한시간 간격으로 있었다. 다음 버스가 올때까지 숲길에 쪼그려앉아 우산을 쓰고 엉엉 울었었다. 정말 후련하고 시원했다. 살면서 그런 기분을 또 느낄 수 있을까. 그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기분이다. 비슷한 환경정도는 되니까. 다행이 그날처럼 죽을만큼 슬프지 않기 때문에 조금 다르다. 숲의 입구에서부터 진저향이 난다. 아- 내가 너무 좋아하는 향. 반갑다. 이끼와 고사리같은 식물들이 천지다. 금방이라도 숲의 정령들이 튀어나와 고개를 까딱일 듯 하다. 초록 초록 초록. 거대한 숲 속에서 구름안개비 덕분에 한층 상쾌하고 촉촉한 공기. 좋은 기운을 온몸으로 들이마신다. 





이곳은 해발 약 4,100m로 동남아시아 최고봉으로 꼽힌다. 196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키나발루 산은, 2000년 말레이시아 최초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이 올랐다. 키나발루산은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완벽한 생태계를 갖춘 곳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공원이 특별한 이유는 산 정상 부근의 아고산대 亞高山帶 식물군부터 저지대의 열대 경목림까지 다양한 기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성 덕분에 6,000종이 넘는 식물이 번창하고 있으며, 이 중 다수는 키나발루 안에서만 볼 수 있다.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산은 화강암과 바위들이 어울려 장엄한 모습을 보인다. 산행 코스가 잘 마련되어 산을 오르기 어려운 편은 아니다. 산행 초보자는 해발 1,563m에 위치한 관리사무소까지 차를 타고 이동한 후 2~3시간 정도 트레킹을 이용해도 된다. 



아마도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식물은 사바 주의 공식 꽃인 래플시아일 것이다. 아홉 달에 한번, 단 며칠간만 꽃을 피우는데, 오랫동안 기다릴 가치가 있다. 래플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꽃으로, 오렌지빛을 띄는 빨간 점박이 꽃은 크기가 약 1m나 된다. 보기에는 멋질지 모르지만, 냄새는 끔찍하다. 래플시아는 "시체 식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어 있는데, 썩은 고기 냄새를 풍겨 파리가 모여든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라플레시아는 볼 수 없었다. 




화강암 비탈을 올라가는 정상으로의 트레일은 힘들기는 하지만 하이킹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평소에 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정상 근처에 있는 산장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이틀에 걸쳐 공략하는 쪽을 추천한다.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고 하니 여행사를 통해 알아보시길... 밤나무와 참나무 숲에서 시작하는 트레일은 선명한 노란색의 민들레와 이국적인 난초꽃이 양쪽에 피어 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초목의 수가 줄어든다. 다양한 낭상엽 囊狀葉 식물과 벌레를 잡아먹는 보기 드문 볼 bowl 모양의 꽃이 보인다. 정상에서 가까워지면 나무를 거의 볼 수가 없다. 대신 이끼와 억센 풀이 바위투성이 비탈을 덮고 있다. 산꼭대기에 오르면 보르네오 섬의 최고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 날은 구름이 많아서 정상을 볼 수도 없었다. 게다가 미리 정상등반을 위한 산장예약은 하지도 않았고, 4,000m 이상의 정상까지는 엄두조차 나질 않았기 때문에 가보지 못했다. 그저 거대한 나무들로 우거진 숲길을 잠시 거닐었다. 체감하기엔 30분 내외의 코스였는데 어느 새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끈적이고 불쾌한 기분은 아니다. 단지 수분이라고 생각되는 땀이라 오히려 상쾌했다. 키나발루에는 온천과 나비 농장, 거북 외에도 1,000종이 넘는 난초가 서식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난초부터 화려한 색을 뽐내는 열대의 난초까지. 나무, 꽃, 숲을 좋아하는 내겐 그저 감탄과 환호의 순간이었다. 키나발루 산에는 포링온천이 위치해 있다. 포링온천은 유황온천이 분출되는 노천온천으로, 물의 온도가 50~60도 정도다. 온천장을 이용하려면 수영복이나 티셔츠를 입어야 하며 비누는 사용할 수 없다. 키나발루산 등산 또는 트레킹 후 뭉친 근육을 풀기에 좋다.



거짓말같은 날씨...



산에 삶을 기댄 원주민들의 낯선 풍경은 쿤타상 마을에 들어서면 더욱 강렬해진다. 1,000m가 넘는 높은 도로에 채소가게, 과일가게가 도열해 있다. 이곳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것들이다. 수천 미터의 영봉 아래 토착민들은 신선한 농산물들로 산 아래 도시인들과 소통을 한다. 새벽이면 제법 북적한 시장풍경도 연출된다. 쿤타상 마을 앞에는 야채가게가 늘어서 있다. 이곳에서 재배된 고랭지 채소는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키나발루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내다 파는 채소를 구입할 수 있다.




정말 질리지 않는 하늘이다. 봐도 봐도 예쁘다. 살면서 이토록 하늘을 많이 볼 시간이 또 있을까. 






양고기 너무 맛있다. 엉엉... 표현 할 방법이 없네!먹어봐야 안다. 이 맛은!!! 미치겠다. 왜 이렇게 음식이 잘 맞는지... 또 살쪄서 돌아가겠구나- 싶다. 시큼하고 쓴 맥주도 이제 다 적응됐다. 




그리고 이제 망고도 예쁘게 잘 까먹는다.







Posted by LEER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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