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길어지고, 열대야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한낮의 이글거리는 태양은 기운을 빨아들인다. 쪽쪽. 기온도 습도도 올라가면서 다른 계절들보다 금새 지치는 나날들이 이어진다. 이런 여름날엔 락을 많이 듣는데, 아마 기운을 복돋아주기위한 본능적인 선택이 아닐까한다. 더 뜨겁게, 혹은 차갑게. 자외선에 자극받아 달아오른 피부에 오이를 저며 올리듯, 락은 내게 여름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음악이 된다. 기라성같은 라인업의 락페스티벌이 여름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탓도 있으리라. 계절마다 추천곡을 써왔기 때문에 요즘 듣는 음악 위주로 소개해보려 한다. 사실 락에 대한 글은 별로 쓰고 싶지않다. 하이에나같은 락빠들에게 까였던 트라우마 때문에. 그래도 최근엔 듣는 게 대체로 락이다. 천성적으로 일렉트로닉을 좋아하기도 해서 전자음악계열도 몇곡 들어갈 예정. 미리 말하지만 날 더울때 '내가' 듣는 음악이다. 개인취향이니 존중해주길 바란다. 내가 지금 이런 걸 쓸 때가 아닌데...

 

 

 

 
  
 
MEW. 요즘 가장 즐겨듣는다. 덴마크 출신의 4인조 밴드. 영화학교에서 환경다큐찍다가 결성했다고 한다. 뭐 당연히 뮤직비디오도 직접 만들고... 역시 예술하는 아이들은 음악, 미술, 영상, 문학... 오만가지에 관심과 재능을 보이는 듯 하다. 처음 접한 곡이 하필 Snow Brigade 여서 난 얘네들이 쎈 음악 전문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엄청 섬세한 타입이었다. 미안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조악하고  때려부수는 타입이라기 보다는 감성을 건들이는 묘한 슬픔같은 것이 느껴진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바라는 느낌이랄까. 물론 가사는 그다지 새겨듣지 않음으로 전적인 내 느낌적 느낌일뿐. Snow Brigade, Eight Flew Over, One Was Destroyed, Symmetry, 156, She Came Home For Christmas, Comforting Sounds 정도를 추천한다.


Snow BrigadSnow Brigad

156


Comforting Sounds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시규어로스 Sigur Ros. 아이슬란드 출신의 4인조 밴드. 이번 새 앨범 [Valtari]와 보컬 욘시 jonsi의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OST 참여로 오랜 시간 그들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올 한해는 정말 선물같은 한해였으리라. 그리고 2012년 썸머소닉 출연으로 수퍼소닉에도 혹시 오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있다. 으어어! 수퍼소닉 관계자님들아, 난 시규어로스가 왔으면 정말로 좋겠어요. 다시 정신을 좀 차리고... 어찌됐건 북유럽 감성이라 무더운 여름을 식히기에 적절 또 적절하다. 아이슬란드는 도대체 어떤 나라길래 뷔욕 Bjork 나 시규어로스 sigur ros 같은 아티스트를 길러내는가. 우리나라였으면 아마 안됐을거야. 북유럽에서 살고싶다. 시규어로스의 음악은 어딘가 성스럽고 평정심을 찾게하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신비롭고 부서질 것 같은, 차갑고 포근한 음악. 음?뭐지 이게?! 으아니! 앨범 패키지마저 아름답다. 정말 어떡하지, 너희들을?! 너무나도 유명한 Hoppipolla 외에도 Saeglopur, Gobbledigook (고블디국, 의미 없는 말) , Takk... , Agaetis Byrjun, Ara Batur (배를 저어라) , Heima, All Alright (모두가 순조롭다)를 권한다. 특히 Heima의 경우는 당장이라도 아이슬란드로 떠나고 싶은 욕정이 터지므로 주의할 것. 나같이 산만하고 집중력 부족한 사람에게 이것은 거의 치료에 가깝다 할 수 있겠다.

 

Hoppipolla

Ágætis Byrjun


heima



 

 

에이펙스 트윈 Aphex Twin 의 Flim을 처음 들었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으아니 이럴 수는 없어. 이토록 아름다운 일렉트로닉. 엠비언트란 이런 것. 장르구분에 취약한 나란 인간이 이 곡은 정말 엠비언트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곡이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거였어. 되도 않게 막 아무거나 엠비언트 붙이지 마라, 진짜. 이 음악에 대한 감상을 해치지않기 위해 에이펙스 트윈의 사진을 찾아보지 않을 것을 권한다.

 

 Flim


 

 

The Fox In The Snow. 제목에 그냥 눈이 들어가서... 초단순한 인간은 어쩐지 이런 식으로 살게 된다. Belle & Sebastian. 나는 아마 세바스티앙, 세바스챤, 이런 이름에 굉장히 약한가봐. 이것은 전생의 기억?

 

The Fox In The Snow


 

 

sex appeal 로 유명한 Bueno Clinic의 Away (Slayback Juicy Remix)  어차피 에블바리인다클럽임. ㅇㅇ.

 Away


 

 

음악이 막 분위기가 들쑥날쑥하는 경향이 있네. 이해해줘야 돼. 천성이 이런 걸...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를 들었지만 아무리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어. 다 그런 거 아니겠냐마는... 입에 공기를 잔뜩 물고 부앙부앙 발음하는 것이 어쩐지 마음에 드는 La Possibilite D'Une Ile (섬의 가능성) 은 모델출신의 포크뮤지션 Carla Bruni 의 곡인데, 나른한 여름아침에 늘어지기 좋은 분위기라서 지금 나같은 잉여백수에게 되게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 웃긴게 백수인데 엄청 바빠. 되게 부질없이, 쓸데없이. 생산력 제로의 이유없이 빡쎈 백수의 하루하루. 이게 사는건가. 비슷하게 Club 8의 This Is The Morning 도 아침에 들어야 될 것같은 느낌적 느낌.

 La Possibilite D'Une Ile


 

누자베스 nujabes 의 신봉자였던 내가 세바준 sebajun 사망 이후 시부야케이를 거의 안듣다시피 했었는데, 그런 나의 충절을 조금 사라지게 해 준 게 DJ Okawari. Flower Dance, Luv Letter 정도...

 Luv Letter 


 

  
다프트펑크 Daft Punk. 다펑은 그저 진리요, 생명이시니. 특히 요즘엔 늘어지고 촌스럽고 구질구질한 기분이라서 Digital Love, One More Time을 왕왕 듣곤해. 특히 마츠모토 레이지의 
interstella 5555: the 5tory of the 5ecret 5tar 5ystem 를 보고나면 감회가 더욱 새로워지고... (막오빠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꾸벅.) 일본애니메이션 감독과 프랑스 일렉트로닉 듀오의 감동과 사랑의 콜라보! 스페이스환타지! 우왕우왕!

 One More Time


 

가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을 혼자 발견하게되면 왠지 뿌듯할 때가 있는데, 락빠들은 대단하고 무서우니까 아마 또 알지도 몰라... 그래도 난 새로 알게 된 뮤지션이다. 음산한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Emiliana Torrini 의 Fingertips

 

Fingertips



 

신촌주민 라쎄린드 Lasse Lindh. 한국 사랑이 어마어마한 스웨덴의 미중년. 우리도 아저씨 사랑해요. give & Take.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하던데 그래도 또 자주 올 것을 알기에 서운하거나 그렇진 않아. The Stuff , C'mon Through는 정확하게 내 취향이어서 엄청 좋아했는데 요즘 들어도 참 좋아. 좋은 음악은 딱히 유행이랑 상관없나봐. 그리고 라쎄린드의 일렉트로닉 듀오 트라이베카 Tribeca의 la,la,la,etc. 도 추천!

 la,la,la,etc. 


 

마돈나언니 Madonna 의 Sorry는 왠지 롤라장에서 나올법해서 이것도 여름에 듣게 됨. 왠지 빙글빙글 돌아야 될 것 같지. 레트로 느낌 폭발하는 곡. 뭐가 엄청 미안하긴 미안한가 봐.

 Sorry


       
대중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야되나... 원래 대중가요를 잘 안듣게 된다. 매니악한듯하지만 또 그다지 매니악하지도 않고, 보편적이고 흔한 취향인 듯 하면서 또 그것도 아닌 애매한 내 취향은 뜬금없이 마리에딕비 Marie Digby 를 듣기도 하고... Avalanche를 좋아합니다. 남들은 Umbrella를 더 좋아하지만서도... 특히 Avalanche (DAISHI DANCE remix) 추천!

 Avalanche (DAISHI DANCE remix)




    
 Moby 아저씨껀 Rainning Again. 완전 좋아해. 이것도 Moby - Raining Again (Steve Angello Remix) 를 더 좋아하고... 

 Raining Again (Steve Angello Remix) 


    
     
뮤 MEW 와 더불어 요즘 다시 많이 듣는 뮤즈 Muse.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Plug In Baby와 Bliss 에 완전 꽂혀서 내 인생이 아마 이렇게 되었을거야. 정서함양에 힘써야 할 시기에 다소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음악들을 그렇게 들어댔으니...린킨파크 Linkinpark 도 그렇고... 청순돋아야 할 여고생에게 누가 이런 걸 들려준거냐 대체. 중앙고 밴드부놈들 보고있나? 그렇게 내 인생도 Time Is Running Out.

Bliss



(남같지 않다, 증말...)

 

고등학교 선배언니가 오아시스 Oasis 를 참 좋아했는데, 난 왠지 이름이 별로였는지 안듣게 되었다가 최근에서야 듣게되었음. 그것도 갤러거형제의 어록들이 골때리지만 마음에 들어서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음악을 하나 호기심이 발동했던 것. 근데 이게 왠걸! 음악은 매우 정상적이고 심지어 좋더라. 작품은 작가를 반영한다면서... 이건 무슨 경우냐. 아무튼 Don't Look Back In Anger, Wonderwall  잘 듣고 있다. 

 

Wonderwall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던 여고생시절 많이 듣던 오션컬러씬 Ocean Colour Scene의 Up On The Downside. 가장 오래된 내 치유의 음악이라 그냥 끼워팔아본다. 

 

Up On The Downside



     

우와앙! 내가 좋아하는 아저씨들! 펫샵보이즈 Pet Shop Boys!!! 콜드플레이 coldplay의 Viva La Vida 리메이크한 곡과 레알빈티지스타일의 뮤직비디오로 센스터지는 Domino Dancing.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몸좋은+헐벗은 오빠들이 가득한 아름다운 영상. 원곡이 1991년 발표된 곡이라 어쩔 수 없이 이상야릇육감레알빈티지인거구나. 아무튼 이 아저씨들 정말 너무 좋앙! 감각있엉! 내 무릎이 아직 버틸 수 있을 때 다시 한번만 내한해주세요. 응? 넴? 


Domino Dancing




나는 사람들이 하도 로익솝 Royksopp, 로익솝하길래 유투브를 털었어. 그때 하필 처음 본 게 What Else Is There 이어서 '얘네 진짜 무서운 애들이다. 안되겠다.' 싶었지. 왜냐면 난 심신미약자니까. 그러고 한참 지나서 Remind Me 를 듣게 되었고, Eple까지 듣고나서야 나의 조급증으로 '또 성급하게 결론냈구나. '싶었지. 로익솝 괜찮아. 그동안 (무서워서) 몰랐어.
 

What Else Is There


Remind Me

 


 

이름도 귀여운 스테판 폼푸냑 Stephane Pompougnac. 제목이 그냥 그로테스크 해보여서 들었는데 괜찮더라구... 

Ghosts & Roses (Feat. Noemi)        




영국 인디밴드 The xx. 나이답지않게 성숙한 취향의 막내동생의 페이스북에서 처음 접하고 바로 음원을 샀어. Islands는 정말 좋아. 좋은 것 같아. 


 Islands




우울하고 비관적인 분위기로는 앨리스 글라스 Alice Glass 를 따를 자가 없지. Crystal Castles. 캐나다 출신의 일렉트로닉 듀오. 폭발적인 무대매너 넘 좋아. 암울하고 슬픈 음악들도 좋고. 차가워보이는 영상들도 다 마음에 들어. 하지만 BAPTISM Official 영상은 조금 부담스럽네. 이 곡 좋아하는데 첨부는 자제하겠다.

Crimewave

 Not In Love ft. Robert Smith of The Cure




이게 끝이야. 난 글 마무리 짓는 게 참 어렵다. 그래서인지 기승전병의 형태를 지닌 글들이 많아. 갈수록 저질체력과 지구력부족으로 인한 부실해지는 내용도 그렇고... 아무튼 나는 열심히 글을 썼어염. 성질뻗치고, 열뻗치는 여름날을 무사히 잘 보내염. 물 많이 머겅, 두번머겅.





   (모기년들, 다 죽어라.)

  

싸이뮤직 음악이야기에 소개되었습니다.

:D




Posted by LEER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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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정석 2012.06.22 09: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난 로익솝을 Junior 부터 들어서 ㅋㅋ 그 앨범 첫 곡이 엄청 밝은 Happy up here거든 ㅋㅋ 그래서 나한텐 엄청 밝은이미지. 역시 첫 인상이 중요해.... 이렇게 잉여력 돋는 글 오랜만이네 누나 ㅋㅋㅋㅋ 잘보고감. 안들어본 노래는 나중에 천천히 들어보겠음.

    • Favicon of https://2ruri.tistory.com BlogIcon LEERURI 2012.06.22 11: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Happy up here도 좋은데!ㅋㅋ
      오랜만에 잉여력 활용했다...
      체력이 저질이라 이 짓도 힘들어ㅠㅠ으앙!

  2. Favicon of https://www.facebook.com/events/200729856722057/ BlogIcon 미구엘 2012.07.25 11: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아이슬란드와 아프리카를 주제로 사진전을 열고있는 이준현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사진전 서브이벤트로 Sigur Ros의 투어필름 Heima 상영회를 해보면 어떨지 싶어서 연락드리게 되었어요.
    너무 급작스레 연락드려 오실 수 있으실지 모르겠네요. 이번주 토요일(7.28) 저녁9시부터 행사를 시작하려니(러닝타임 97분) 시간되시면 참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원파악을 위해 오실 수 있으시면 junmiguel.lee@gmail.com 으로 연락 한 번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장소는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혹시 못오시더라도 사진전은 8월15일까지 하고있으니 홍대인근에 오실 일 있으시면 잠시 들러주세요 =)
    https://www.facebook.com/events/200729856722057/

    • Favicon of https://2ruri.tistory.com BlogIcon LEERURI 2012.07.25 13: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쉽지만 지방에 살고있어서 참석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전시와 상영회인 만큼 잘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