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내한 공연 프리뷰 슈게이징이라고는 2011년 내한한 모과이 MOGWAI 밖에 모르는 내가, 그와중에 이름이라도 들어본 적 있던 또 다른 슈게이징밴드가 있었으니 그것은 '전설의 밴드'라 불리우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My Bloody Valentine (이하 마블발). 하지만 음악은 들어보지 못했고, 이름이 참 예쁘네-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다. 평생 마주칠 일은 없을것 같았으니 더더욱 들을 일이 없었고... 역시 사람은 오래살고 볼 일이다. 얼마 전 이직한 회사의 선배(사수)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가 바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었고, '어!알아요!슈게이징!' 이 한마디에 쉽사리 친해지지 못할 것 같았던 선배와 '통하는 사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 후로 뮤지션들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음악좋아하는 게 이런식으로 도움이 될 줄이야...)





선배는 몇년전, 훌쩍 런던으로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공연만 보러 다녔다고 했다. 그 당시 90년대 이후 이렇다할 뚜렷한 행보가 없기 때문에 잠정적 해체라고 여겨지던 가장 좋아하는 밴드 마이블러디발렌타인의 첫 복귀공연 (런던 라운드하우스)을 목격했다며 그때를 마치 꿈꾸듯 이야기하곤 했다. 그후 세달쯤 지났을까. 마블발 내한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선배에게 전했다. '이제 살아서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예매일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바로 결제해버리더라. 그렇게 말로만 전해듣던 전설같은 마이블러디발렌타인이 한국에 온다. 슈게이징의 대표적 밴드이며, 라디오헤드 RADIOHEAD, 벡 BECK, 나인 인치 네일스, 스매싱 펌킨스, 호러스 등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니, 슬슬 궁금하다. 아니, 궁금해서 미치겠다.





1980년대 말 영국에서 출현한 슈게이징은 밴드가 라이브 무대에서 꼼짝하지 않고 악기만 연주하는 모습이 '마치 신발(shoe)을 쳐다보는 것(gazing)'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음향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장르인 만큼 완벽한 연주를 위해 집중하기 때문이라 한다. 리더인 케빈쉴즈 Kevin shields 는 완성된 앨범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가차 없이 마스터를 파기하는 등 사운드에 대해 병적인 집착이 있는 인물로 유명하다. 1991년 11월에는 25만 파운드(현 환율 약 4억3000만원)를 들인 두 번째 앨범 '러브리스'를 내놨으며, 소속 레이블이 거의 파산지경에 이를 정도로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집착을 보인다. 실즈는 [러블러스]의 발매 사운드에 여전한 불만을 표했고, 최근 재발매된 리마스터 앨범에서야 케빈 실즈의 의도가 가장 정확히 반영됐다고 한다. 아무튼 그 집착의 결과물은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을 슈게이징의 대명사로 각인시켜켰다. 귀를 찢어놓을 듯한 기타 굉음이 곡을 주도하는 가운데, 그 안에서 몽롱함과 아름다움이 황금비율을 이루는 이들 특유의 스타일은 1987년, 엘리자베스 프레이저(Elizabeth Fraser, 콕토 트윈스)를 연상케 하는 목소리를 가진 빌린다 부처(Bilinda Butcher)를 만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주로 기타 이펙트를 통한 지글거리는 사운드를 곡 전체에 가득 채우고 여기에 몽환적인 보컬과 아름다운 멜로디를 섞인 것이 특징이다. 수많은 평이 있지만 '기타 연주가 들어 있지 않은 기타 록 앨범'이라는 평이 가장 적절하다.





기이하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뽑아내는순수한 사운드. 압도적으로 시끄러우며 긴 드로닝 리프와 디스토션, 그리고 피드백으로 이루어진다. 보컬과 멜로디는 거대한 짐승의 울음과 같은 소리 속에 숨겨져있다. 악기의 소리를 서로 구분할 수 없는 사운드를 속에서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들리는 아름다운 소리... 이것이 슈게이징의 매력 아닐까. 마이블러디발렌타인은 슈게이징계의 명반으로 꼽히는 '러브리스 Loveless'(1991) 이후 새 앨범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얼마전 새 음반의 마스터링이 끝났으며, 앨범의 아트웍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신보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기대해본다면, 이번 내한공연에서 신곡을 듣게 되는 행운도 기대해 볼만 하다. 슈게이징을 정립한 아티스트에 대한 예우로, 특히 지져스 앤 메리 체인 Jesus & Mary Chain 이나, 소닉 유스 Sonic Youth를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아야할 내한공연임에는 틀림없다. "귀머거리의 고막을 울리는 소음"이라는 <롤링 스톤즈>의 평가에 걸맞게, 밴드는 이날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밴드 로고가 새겨진 케이스와 귀마개를 제공할 예정이다. 귀마개 배포소식에 기대는 절정에 이르렀는데, '홀로코스트' 섹션이 있을 것 같다는 예상때문이다. 독일나치군의 유대인학살에 빗대어 '홀로코스트'라 불리며 고막파열과 실신 등 관객들을 열반화했다는 게 선배의 공연후일담이다. 이들의 공연은 다시 볼 수 없을 생애 최고의 강렬한 경험이 될 것이다.



> 글. 이루리 영구 탐음매니아 / leer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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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R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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