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현 바이올린 독주회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시리즈 IV" ]
- 공연일시 : 2011년 12월 18일 일요일 오후 8시
- 공연장소 :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

예술의전당
주소 서울 서초구 서초동 700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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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로 활동하고 있는 싸이뮤직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주현 독주회 공연초대를 하고 있었다. 요즘의 나는 클래식을 본의아니게 멀리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인디밴드, 해외뮤지션들보다 훨씬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게 클래식인데도 말이다. 가깝게는 시향부터 수많은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들, 찾아보면 정말 많을텐데... 오랜만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클래식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모차르트라... 다시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모차르트는 친숙하다. 그래서 질린다. 이게 내 어린 시절의 기억. 명상을 위한, 태교를 위한, 이라는 제목들로 가장 많이 듣고 접하는 클래식 중 하나가 모차르트다. 명상과 태교. 그렇다. 조용하고, 단조롭고, 지루하다. 심박수에 가장 비슷하여 안정감을 준다고 하는 모차르트. 그는 천재라고 불리우는 작곡가이며 연주가이다. 클래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나의 표본이 되었다.



모차르트에 대한 내 기억을 얘기하자면, 그리고 내가 바이올린을 처음 접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자면... 난 태어날 때 부터 몸이 약했다. 학교생활의 1/5을 병원생활로 기억한다. 보통의 아이들보다 당연히 학교생활에 소홀했다. 특기적성교육이나 방과 후 활동을 전혀 모르고 살았다.  엄마는 내가 걱정되서 자모회 학급장을 늘 도맡아 하셨다.(소위 치맛바람.) 어느 날, 자모회에 다녀온 엄마가 바이올린 할 생각이 있냐고 물으셨고, 별 생각없이 '응.'하고 대답해버린 게 시작이었다. 작은 시골의 초등학교여서 뭐든 규모가 작았다. 현악부가 있었는데, 생긴지 얼마 안되서 단소부보다 더 규모가 작았다. 그 당시 현악기는 꽤 고가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시골이기도 했고... 당시 연습용 바이올린을 30만원에 단체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처녀시절, 피아노를 쳤었고, 늦게 배우게 된 걸 후회하셨다고 했다. 아빠도 음악을 사랑하셨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으셨다. 부모님 두분께선 나와 동생들에게 하고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고, 이런 방식으로 먼저 여러가지를 제안을 해주셨다. 그렇게 피아노를 배웠고, 바이올린을 배웠다. 7살때부터 18살때까지 미술학원을 쉬지않고 다녔다. 둘째는 피아노, 사물놀이, 가야금, 한국무용을 배웠다. 막내에겐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해 아직도 늘 엄마는 미안해하신다. 공부하라는 강요는 들은 적이 없다. 언제나 '공부는 알아서 해라.'라고 하셨고,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면 형편이 어떻든, (동네에서) 가장 좋은 선생님께, 가장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게끔 늘 도와주셨다. 집에는 늘 음악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대청소를 할 때도 아빠는 베토벤을 틀어놓으셨다. 태어날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는 태교에도 힘쓰셨다고 했으니, 늘 음악과 함께 자라온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게 된 것에 부모님께 늘 감사드려요:D(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능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하던 4학년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같은 학년 아이들이 4/4사이즈로 시작할 때, 체구가 작았던 나는 3/4 악기를 6학년 졸업독주회까지 썼었다. 악기 아껴쓰라며 너무 무겁고 튼튼한 하드케이스를 사주신 덕분에 키가 안컸던 것 같다. 내 키만한 악기를 매일 들고다녔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작고 약한 애가 그걸 맨날 어떻게 들고 다녔다 싶다. 어깨에 매면 케이스 끝이 종아리에 닿았었다. 그때부터 근성이 길러진 듯 하다.



옆 학교는 전통있는 현악부가 있었고, 늘 충남에서 1등했었다. 그에 비해 우리는 실력이 아직 안되는 부원들까지 아둥바둥 대회인원을 꾸렸을때, 간신히 30명 정도. 1st violin 8명, 2nd violin 8명, 3rd violin 8명, cello 6명, 
double bass 1명. 옆학교는 대회출전인원만 60명이라고 했었다. 선발하고도 후보를 뒀을 정도였다. 머릿수부터 비교가 안됐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도 대회 출전이 결정되었고, 내 처음이자 마지막 출전곡이 바로 모차르트였다. 지금도 운지를 외우고 있다. 정말 죽어라 연습한 기억이 난다. 개인 연습을 그렇게 했으면 1st를 꿰찼을텐데... 같이 시작했던 아이들이 1st violin part에 들어갔을때, 현악부 담당 레슨선생님이 날 따로 불러서 말씀하셨다.
1st violin part 하고싶냐고... 하고싶다고 한다면 넣어주겠다고... 근데 지금  2nd violin part장 맡을 사람이 없다고... 아이들이 다 1st만 원한다고... 그때 우린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신입까지 머릿수 채워 넣은거라 아직 기본도 안되어있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어찌됐건 대회 연습곡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스터해야하는 상황이었다.  2nd violin part로 선발한 아이들 명단을 보여주셨고, 할 수 있겠냐고 하셨다. 1st랑 별 수준차이 없는 착한 동생들이었다. 연습실이 없던 우리는 매일 빈 교실의 책상을 뒤로 밀어놓고 합주 외에 파트연습했다. 서로 모니터링도 해주고, 용돈을 털어 떡볶이랑 간식도 사주며 정말 열심히 했었다. 살아오면서 몇 안되는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이다. 전체 합주때, 우리 파트가 가장 완벽하다는 칭찬을 받았을 때, 정말정말 뿌듯했다. 아이들이 다 시골애들이라 순진하고 착했다. 사실 지금 생각해도 파트연습 진짜 빡쎄게 했었는데 불평없이 따라와준 3학년 막내가 아직도 기억난다. 합주연습 내내 우리는 작은 음량을 극복하기 위해 전원 고무약음기를 끼고 연습했다. 정말 꾹꾹 활을 눌러 켠 까닭에 팔과 어깨가 아파서 잠이 안왔다. 마지막 합주 날, 약음기를 빼고 연주하면서 서로 많이 놀랬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면 기적같은 장면이었다. 영화'시스터액트'에서의 전율을 난 실제로 그때 경험했었다. 막연하고 무모한 도전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변하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출전한 학교 중 가장 적은 인원으로 도내 3위입상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잊을 수 없는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 그리고 늘 그리운 따뜻한 조명과 무대.



Mozart - Serenade No.13 in G major, K.525 "Eine kleine Nachtmusik" - Allegro
 






도내 3위까지 중학교 특기생 자격이 주어지는데, 교육청까지 뺑뺑이 돌리러 갔다가, 앞에서 돌린 친구들이 다 먼 중학교로 배정받길래 겁나서 포기하고 돌아왔다. 다행히 일반으로 두번째로 가까운 중학교에 배정되었고, 그 학교에도 현악부가 있었다. 특기생으로 온 같은 초등학교 현악부출신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 괜찮아. 언제든 나중에 다시 하면 된다.




일반적인 4/4사이즈의 어깨받침.
기본으로 들어있던 악세사리에서 엄마는 다 최고로 좋은 걸로 바꿔주셨다.
생각해보면 엄마는 그냥 시골사는 아줌마였는데... 늘 내게만은 좋은 걸 쓰게 하셨다.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하네...
;ㅅ;



이건 활의 말꼬리 부분에 칠하는 송진.
나는 첼로용 송진을 썼었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나고...
활을 켤 때, 송진가루들이 날려서 햇빛에 반짝이는 게 좋았다.


이게 활(Bow)이다.
말꼬리 털을 사용한다.
보통 연한 아이보리 색인데, 송진을 칠하면 더 하얗게 변한다.
어릴 땐, 이 털이 한가닥 끊어지면 연습 열심히 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아깝기도 했다.





이건 대회출전 전, 내내 끼고 연습했던 고무약음기.
현을 잡아주어 음량을 줄인다.
원래는 그게 목적인데, 현악부의 경우에는 그렇게 소리를 임의로 줄여서 활 쓰는 힘을 기르는 목적으로 사용한 듯.
그때나 지금이나 차선생님은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셨다. 




처음 시작했던 시노자키 바이올린 교본.


그 다음 스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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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너무 길어서 민망하다. 자, 이제 본격적인 공연리뷰!
 


[데이비드 라샤펠]전시를 보고, 태훈이와 김주현 독주를 보러 음악당으로 넘어왔다. 시간이 좀 남아서 카페테리아에서 화이트와인과 치즈케이크를 먹었다. 태훈이는 대학동기, 같은 사진전공이라 당연히 이렇게 세팅하고 사진을... 흐흐흣. 팜플렛 사진이 마음에 든다는 얘기도 나누고, 얼마 전, 아시아 보도사진작가 5인에 선발되어 캄보디아에 다녀온 이야기, 늘 우리의 관심사인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 지금 하고 있는 전시 이야기, 곧 책 나온다는 이야기... 만날 때마다 비슷한 이야기들을 한다. 태훈이는 보도사진작가다. 사회 곳곳의 현장을 누비며, 사실을 알리려 애쓰고 있다. 지난번에 만났을때는 천안함 사건이 있던 직후라 그 얘기를 했었고, 이번에는 반값등록금과 FTA에 대한 얘기를 했다. 태훈이는 아직도 나에게 인정받고 싶은지, 자꾸만 작업중인 사진들을 보여준다. 어떠냐고... 귀찮아... 고만 좀 물어봐!!!그래, 너 이제 좀 찍는다! 노트북 들고다니기 안무겁냐고... 진짜 많이 늘긴 했다. 학교다닐 때만 해도 내가 훨씬 잘찍었는데... 역시 현업종사자와 취미생활은 수준차이가 나는걸까. 점점 멀어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뼛속까지 예술가', '넌 예술을 해야만 하는 아이'라고만 듣고 살아왔는데... 현실과 참 쉽게 타협해버린 내 지금 모습이 씁쓸하기도 하고... 태훈이가 잘 됐으면 좋겠다. 아직 그쪽 계열이 많이 힘든 게 사실이니까. 그래, 예술은 왜 이리 힘들까. 예술만으로도 힘든데, 생활까지 힘들다. 엉엉!힘내!

 




드디어 공연입장. 입구 쪽에 양진석씨가 계셨다. 여기서 잠시 바이올리니스트 김주현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가 잘 아는 러브하우스의 건축가이자, 뮤지션인 양진석씨의 아내분이시기도 하다. 앞서 쓴 김주현님과 이번 공연에 대한 리뷰(클릭!)에 경력에 대해서는 잘 나와있으니 중복된 내용은 생략하고, 역시나 감상 위주의 리뷰를 조금 써볼까 한다.


팜플렛에 있는 김주현님의 {모시는 글} 중에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어 옮겨적겠다.


"모차르트를 연습하고 연주하며 기본에 대해서 음악의 본질의 순수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모차르트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삶 속에 공존하는 많은 감정들을 단순함 속에 표현하며 조금 더 정돈되고 깊이있는 음악에 대해 고민해 보았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 반복해도 더디게 발전하고, 완성된 듯 하면서도 다시 처음인 듯 새롭던 모차르트. 그래서 가끔은 얄밉기도 했지만, 어느새 또 다시 모차르트의 곡을 연습하고 연주하고 있노라면, 모차르트의 순수와 재치... 슬픔의 맬랑꼴리에 매료되어 있는 제 자신을 보며 혼자 웃기도 하고, 모차르트의 매력에 감탄하기도 했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고, 성취와 인내 역시 공존하며, 세상에 다양한 감정은 늘 돌고 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희망을 찾고, 빛을 잃지 않는 삶. 모차르트가 일깨워 준 이야기입니다. 모차르트의 연주가 화려하게 드러나는 놀라운 감정의 감동은 조금 부족해 보이고, 밋밋한 느낌으로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모차르트의 단순함 속에서 포근한 희망과 순수한 산들바람의 여운을 느끼시는 마음 간직해 가시면 참 좋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윤홍천님과 함께 등장하여 공연 내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평화로워보였다. 조화롭고 대등한 비중으로 연주하는 것으로 느껴져서 피아노든, 바이올린이든 무엇 하나를 위한 게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연주가 끝날 때마다 조금 지치는 기색이셔서 안쓰럽기도 했다. 관객집중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어린이관객들도 있던 것에 비하면 더더욱!) 화려한 바이오그라피답게, 안정적이고 차분한 연주였다. 여성스럽다기보다는 소년같은 순수함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바이올린을 남성적인 악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뵈니 키도 크시고, 늘씬하시더라. 머메이드 라인의 빛나는 드레스가 너무 아름다웠다. 활 끝까지 시원시원하게 다 쓰시는 게 부러웠다. (나는 팔이 짧아서 길게 쓰지도 못했고, 폼도 안났던 기억;ㅅ;) 기교가 비교적 적은 곡들이어서 그런지, 비브라토도 깔끔해서 감정을 강요하는 기분이 덜 들었다. 곡을 완전히 이해하려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 알맞는 주법과 군더더기 없는 에튀뜌드라고 생각한다. 악보를 응시하던 때때로 불안해보이는 눈빛과 그것을 마주하려는 태도에 감동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이 공연은 MOZART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Sonata B-flat Major, KV.378
Allegro moderato
Andantino sostenuto e cantabile
Rondeau Allergretto grazioso : 喜. 모차르트의 밝음을 느낄 수 있는 곡.

Sonata E-flat Major, KV.380
Allegro : 怒.
Andante con moto : 愛. 영화'제인에어'의 첫장면이 떠올랐다. 애절하고, 위태로운 감정들이 느껴졌다.
Rondeau. Allegro

Sonata E-flat Major, KV.481
Molto Allegro : 힘이 느껴지는.
Adagio : 초반부의 저음으로 시작하여 중반부의 고음까지. 차분하게 진행되는 곡.
Allegretto

Sonata B-flat Major, KV.454
Largo, Allegro : 마치 두마리의 새들이 지저귀는 듯. 
Andante : 중반부 이후의 서정적인 선율이 인상적.
Allegretto : 늠름하게 느껴지는 활의 쓰임. 가벼움과 긴장감이 반복되는 곡 진행. 가장 관객집중도가 높았던 연주. 의외로 텐션은 낮아져서 기분이 묘했다. 

Encore
you raise me up 
Nella Fantasia


앵콜곡 두곡이 대중적인 곡들이어서 친근하게 느껴졌다. 멜론 클래식 음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있던 그녀의 연주곡들. 의외로 크로스오버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어서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분들께도 쉽게 다가가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공연장은 촬영금지다. 사진 없다. 공연 후 텅빈 객석과 무대라도 찍으려다가 제지당했다. 아... 그것도 안되는거군요. 네. 오랜만에 클래식 공연을 보니 어릴 때 생각도 많이 나서 좋았다. 게다가 내겐 특별한 모차르트라니... 나중에 내 아이가 생기면 많이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공연장에 가족단위의 관객들이 많아서 참 보기 좋았다. 아이들은 모차르트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바이올리니스트 김주현 연주회 엔리오 모리꼬레 - Love Affair 












Posted by LEER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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